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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철학 이야기

결정장애, 키르케고르에게 배우는 선택의 기술

결정장애, 키르케고르에게 배우는 선택의 기술

"오늘 점심 뭐 먹지?", "이 옷을 살까, 말까?", "A회사에 지원할까, B회사에 지원할까?" 사소한 고민부터 인생의 중대한 결정까지, 우리는 매일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무엇 하나 쉽사리 고르지 못하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 당신도 '결정장애'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뜨끔하신가요? 이런 고민을 가진 분들을 위해, 덴마크의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의 지혜를 빌려 선택의 기술을 쉽고 명쾌하게 풀어보고자 합니다. 철학이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마치 친한 친구에게 조언을 구하듯 그의 생각에 귀 기울여 봅시다.

결정장애, 키르케고르에게 배우는 선택의 기술

왜 우리는 선택 앞에서 망설일까?

우리가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하는 데에는 몇 가지 심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원인을 정확히 알면 해결책을 찾기도 쉬워집니다.

1. 너무 많은 선택지, '선택의 역설'

마트의 잼 코너를 상상해 보세요. 3가지 종류의 잼이 있을 때보다 30가지 종류의 잼이 있을 때 우리는 더 쉽게 고르지 못하고 결국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이를 '선택의 역설'이라고 합니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더 좋은 것을 고를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모든 선택지를 비교 분석하려는 부담감 때문에 정신적 에너지만 소모하고 결정은 더 어려워집니다. 결국 만족감은 떨어지고 후회할 가능성만 커지는 셈입니다.

2. 실패에 대한 두려움

"만약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은 결정을 마비시키는 가장 큰 적입니다. 우리는 선택의 결과로 겪게 될지 모르는 손실이나 후회를 미리 걱정합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주고 산 전자기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돈을 날렸다는 생각에 괴로워할 것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현재 상태에 머무르게 만들어, 더 나은 기회를 놓치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3. 정답을 찾으려는 완벽주의

우리는 마치 수학 문제를 풀 듯, 모든 선택지에는 단 하나의 '정답'이 존재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생의 대부분 선택에는 완벽한 정답이 없습니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안정적인 직장과 도전적인 창업 중 무엇이 정답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요? 정답을 찾으려는 완벽주의적 태도는 우리를 끊임없는 비교와 분석의 늪에 빠뜨려 결국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하게 만듭니다.

키르케고르가 제안하는 선택의 기술

키르케고르는 인생이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선택이야말로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핵심이라고 보았습니다. 그의 생각을 통해 선택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법을 배워봅시다.

1. '이것이냐 저것이냐', 주체적인 선택의 무게

키르케고르는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보다 '스스로 선택한다'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의 의지로 결단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태도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의 권유로 안정적인 공무원이 될 수도 있고, 스스로의 열정을 따라 수입이 불확실한 예술가의 길을 갈 수도 있습니다. 키르케고르의 관점에서 더 가치 있는 것은, 어떤 직업이 더 나은지가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 결단하고 그 길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2.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하기

우리는 선택의 '결과'에 집착하지만, 키르케고르는 선택 이후의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을 올바른 것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 자신의 몫입니다. A대학과 B대학 사이에서 고민하다 A대학에 진학했다면, "B대학에 갔으면 어땠을까?"를 고민하기보다 A대학에서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좋은 친구들을 사귀며 그 선택의 가치를 높여가야 합니다. 선택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입니다.

3. '신앙의 도약'처럼, 불확실성을 껴안기

키르케고르는 '신앙의 도약'이라는 개념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는 모든 것이 100퍼센트 확실하게 증명되지 않아도 믿음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선택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정보를 완벽하게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느 정도의 정보와 고민을 거쳤다면, 나머지는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용기 있게 발을 내딛는 '도약'이 필요합니다. 수영을 배울 때 이론만 공부해서는 안 되고, 결국 물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결론

결정장애는 게으르거나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충돌하며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키르케고르는 우리에게 완벽한 선택은 없으며, 중요한 것은 선택을 통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만들어나가는 태도라고 말합니다.

이제 "어떤 선택이 정답일까?"라는 질문 대신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사소한 선택부터 의식적으로 빠르게 결정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점심 메뉴를 5분 안에 정하고, 그 선택을 즐기는 것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그 작은 성공들이 모여 당신은 더 이상 선택 앞에서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삶을 용기 있게 항해하는 선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